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하와이 코나 숙소, 웨스틴 하푸나 비치 리조트

by 한낮의 춤 2024. 11. 24.

하와이 섬 코나의 용암대지

드디어 이른바 빅 아일랜드, 하와이 섬의 코나에 도착했다. 차를 타고 숙소로 달리는 길 이국적인 정취가 펼쳐진다. 도로 양 옆으로 드넓게 펼쳐진 '용암대지(Lava Fields)'다. 마우나 로아 등 화산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굳어 형성된 지형인데, 이 같은 용암대지가 섬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흡사 제주를 연상케 한다. 제주 또한 중심 화산체인 한라산에서 솟은 용암이 식어 만들어진 섬이니 사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사실상 제주도 전체는 한라산이나 다름없다. 하와이 섬의 검고 거친 현무암 사이로 갈대와 같은 식물이 자라나는 모습은 경이롭다.

웨스틴 하푸나 비치 리조트

코나에서의 숙소는 코할라 해안에 위치한 '웨스틴 하푸나 비치 리조트(The Westin Hapuna Beach Resort)'.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탁 트인 풍경에 그야말로 압도된다. 세련된 구조물 사이 아름다운 하푸나 비치의 정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250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데, 모든 객실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 인피니티 풀은 물론이고, 호텔에 연결된 산책로를 따라 하푸나 비치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골프장과 프로포즈에 쓰이는 프라이빗한 공간도 갖추고 있다. 아울러 인근에 있는 '마우나케아 비치 호텔(Mauna Kea Beach Hotel)'과 자매 격이라 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환대와 배려, 말라마 하와이

넋을 놓고 있는 사이 호텔 직원이 목에 쿠쿠이 넛(Kukui Nut) 목걸이를 걸어주며 웰컴 드링크를 건넸다. 쿠쿠이 넛 목걸이는 흔히 하와이 하면 연상하는 꽃 또는 조개로 만든 레이(Lei)와 함께 축하와 환영의 의미로 쓰인다. 과거엔 하와이 왕족들이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실용적이기도 하다. 쿠쿠이 넛은 불을 붙이면 오래 탄다고 해 캔들 넛(Candle Nut)이라고도 불리는데, 그 오일이 피부에 좋아 화장품으로도 인기가 많다. 하와이인이 목걸이나 레이를 걸어줬다면 하루 종일 하고 다니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호텔에서 제공하는 텀블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말라마 하와이 일환이다. 추후 와이메아 트래킹 과정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하와이인들은 '말라마(Malama)' 정신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배려하다', '돌보다', '존중하다' 등 의미를 담고 있는 말라마는 사람과 자연, 전통의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삶의 방식이다. 하와이 관광청은 2020년부터 '말라마 하와이'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연을 보호하고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지속 가능한 여행 문화를 추구한다. 웨스틴 하푸나 비치 리조트는 말라마를 실천하는 호텔로, 요가와 챈트 등 현지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니 살펴볼 것.

하푸나 비치와 만타 레이

호텔 구경을 마치고 하푸나 비치로 걸음을 옮겼다. 낮과 밤의 경계에 있는 하늘과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수평선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닥터 비치' 조사에서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1위로 선정된 곳이다. 백사장의 부드러움과 온도, 수질 등 50가지 기준 평가에서 최고의 해변으로 손꼽혔다. 여행을 떠나기 전 머리를 가득 채웠던 상념, 사실은 한국과 19시간 만큼의 시차를 두고서도 이 순간까지도 내려놓을 수 없었던 머릿 속 소음이 바다 앞에서 비로소 잠잠해졌다. 어두워질 때까지 일행들과 각자의 방식으로 해변을 새겼다.

해가 지자 친절한 호텔 직원의 권유로 마우나케아 비치 호텔 인근의 만타 레이(Manta Ray) 포인트로 향했다. 만타 레이는 하와이 해역에서 만날 수 있는 가오리다. 날개를 펼친 길이를 기준으로 최대 5~7m까지 자랄 수 있다고 한다. 야간 스노쿨링 투어로도 이용할 수 있지만 산책 겸 물 밖에서 보기로 했다. 물에 빛을 비추면 여기에 반응하는 플랑크톤을 먹으러 만타 레이가 찾아온다. 크고 아름다웠다. 무늬는 범고래를 떠올리게 한다. 종의 다양성에 다시 한 번 경의를. 지능도 높고 호기심이 많다고 하는데, 사람에게도 친화적이라 다이버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언젠가 같이 수영하자.